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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씽 머스트 고, 불행 속 희망, 묵직한 여운

by 리뷰야 닷컴 2025. 12. 26.

오늘은 인생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지는 영화 에브리씽 머스트 고(Everything Must Go)를 포스팅해보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인생의 바닥에서 시작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인생에 실패했을 때, 되는 게 아무것도 없을 때, 모든 게 다 망가졌을 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극적인 사건이나 과장된 감정 표현 대신, 처음부터 시작하는 삶 앞에도 여전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조금씩 변화하며 나아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늘은 에브리씽 머스트 고, 불행 속 희망, 묵직한 여운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에브리씽 머스트 고

에브리씽 머스트 고

에브리씽 머스트 고는 시작부터 주인공 닉 할시의 무너진 인생을 시작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닉은 알코올 문제로 아내와 이혼하게 되고, 직장을 잃게 되면서 집에서도 더 이상 살 수 없게 되어 집 앞마당에서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옛날 물건도 보고 정리도 하면서 지내던 중, 어느 날 경찰이 찾아오게 되고 법적으로 3일 안에 떠나라 말합니다. 결국 마당에 나와있는 자신의 물건들을 팔기로 하고 동네 꼬마인 케니에게 야구를 가르쳐주는 대신 짐 정리를 도와달라 말합니다. 닉의 이러한 무너져 내린 삶은 단순히 모든 걸 잃은 한 남자를 나타냄이 아니라, 사회와 가정 동시에 밀려나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영화는 닉의 몰락을 과장된 감정을 내세워 표현하지 않고 조용하고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그의 알코올 문제라는 반복된 실수와 의존, 그리고 인간관계를 망가뜨려버린 선택은 모두 닉의 선택들이기에 그 책임 또한 그가 감당해내야 한다고 영화는 말하며, 주인공인 닉을 통해 누구나 잘못된 선택을 하지만, 그 선택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인생의 바닥에 도달할 수 있는 처참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영화는 교훈이나 강요를 하기보다는, 관찰자의 시선에서 지켜보는 시선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완전히 망가져 버린 닉의 인생 속 그의 마당 생활은 영화의 중요 공간이자 상징으로 작용하고, 결국 물건을 팔게 되는 닉을 보여주며 그 물건 속 깃든 기억과 감정을 내려놓는 일은 곧 자신이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 마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들 속에 그가 술에 취해 흘려보낸 시간들의 불편함은 영화의 진짜 힘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닉을 통해 인생의 바닥은 극적인 사건으로만 가득 차 있지 않고, 이런 사소한 일상 속 잘못된 선택들이 쌓여 진행될 수도 있음을 말해줍니다. 또한 변화 또한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닌, 천천히 아주 느리게 시작된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불행 속 희망

불행 속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번 영화는 대체로 우울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그 속에서도 분명한 희망의 순간들이 공존합니다. 다만 그 희망은 밝은 형태로 제시되지 않고 아주 사소한 장면 속에 조용히 스며들고 있습니다. 닉의 인생이 무너져 내리고 물건을 팔아 치워도 닉의 인생은 아직 해결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닉이 이웃들과 나누는 짧은 대화 한마디, 햇볕 아래 함께 시간을 보내던 그 순간들은 그가 세상 속 혼자 완전히 고립되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나타냅니다. 특히 동네 소년 케니와의 관계를 통해 닉의 감정 또한 희망을 찾습니다. 케니는 닉을 판단하지도 않고, 설교하지도 않으며 그저 옆에서 묵묵히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줍니다. 케니와 닉의 관계는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들의 동행이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케니의 이러한 모습이 닉에게 어느 순간 누군가에게 자신이 여전히 하나의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게 됩니다. 인생의 바닥에 있는 사람에게 케니의 이러한 역할은 뜻밖의 큰 힘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닉의 변화 또한 단번에 일어나지는 않지만, 잔잔하고 조용하게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그렇게 조금씩 변화하게 됩니다. 술을 마시지 않고 하루를 보낸다거나, 자신의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좀 더 솔직히 받아들이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의 변화를 조금씩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닉의 이러한 작은 변화는 겉보기엔 너무 미미해 보이기도 하지만, 영화는 이러한 닉의 모습을 통해 작은 변화의 시작을 알립니다. 이 영화에서 희망이란 모든 것이 잘된다거나 하는 결말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닉의 삶은 여전히 불안정하며,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가득 안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고 계속 하루하루를 보내는 닉의 모습을 통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회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모습들을 통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희망은 결과 속에 있는 것이 아닌, 그 시간들을 흘려보내며 어떠한 선택을 하는지 그 과정에 달려있고, 이전과 다른 내일을 살겠다는 선택을 하는 닉의 의지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묵직한 여운

묵직한 여운을 가지고 있는 이번 영화는 극적인 사건이나 감명 깊은 메시지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닉의 모습과 그의 나날들을 통해 삶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대신, 명확한 해답은 제시하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그 답을 찾게 하며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해석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줍니다. 특별하지 않은 주인공을 통해, 현실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다가온다면 어떤 식으로 살아나갈 것이고, 무엇을 중요시 생각해야 할 것인지 자신만의 해답을 찾게 만들어 줍니다. 닉은 누구나 될 수 있는 사람이며, 그렇기에 관객은 그를 쉽사리 판단하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평범한 닉의 모습에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되고, 어떨 땐 나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이 공감을 통해 이 영화의 여운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영화의 절제된 음악과 긴 정적을 통해 설명대신 장면들에 집중할 수 있어 더욱 여운을 주었던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열린 해석을 통해 각기 다른 해석을 가지기도 하는 이번 영화는, 어떤 사람에게는 실패한 한 남자의 이야기로 느끼기도 하며, 어떤 이에게는 회복이라는 가능성을 보게 된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런 미완의 결말을 통해 여러 가지 해석을 자신의 경험과 사건에 빗대어 해석할 수 있었고,  오히려 좀 더 현실적인 여운을 가져다준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영화는 끝나게 되지만, 그렇기에 인생에 해답이 없는 것처럼 오히려 현실적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인생에 있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대해 깊은 질문을 남기게 되었고, 힘든 시기가 다가와 삶이 잠시 멈춘 것처럼 느껴질 때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위로보다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 맞닿아 있는 선택이라는 문제들을 이야기해 주며, 그 문제들의 해답을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위로보다는 동행에 가까운 작품으로 실패와 상실이라는 절망적인 순간들로 시작해 소소한 일상 속 변화해 가는 닉을 통해 작은 희망과 가능성의 시작을 알려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삶의 바닥에서도 여전히 담담히 흘러가는 시간들을 보여주기에 장면에 집중해 자신에게 솔직한 질문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아직 이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영화 속 닉의 모습을 통해 나 자신과 좀 더 진솔한 대화를 나누어 보시기를 추천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