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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와 찌르레기 서사, 보통의 행복, 치유의 여정

by 리뷰야 닷컴 2025. 11. 26.

넷플릭스 영화《릴리와 찌르레기》는 이별과 우울한 감정을 지나 결국은 회복하게 된다는 묵직한 주제를 따뜻하게 풀어낸 영화입니다.  딸을 잃은 슬픔 속에서 각자 무너진 릴리와 그녀의 남편은 서로의 곁에 있지 못한 채, 감정을 외면한 채 살아간다. 릴리는 정원에 나타난 공격적인 찌르레기와 마주치면서 예상치 못한 감정의 파동을 겪게 됩니다. 오늘은 릴리와 찌르레기 서사, 보통의 행복, 치유의 여정을 주제로 영화에 대해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릴리와 찌르레기 서사

릴리와 찌르레기 서사는 사랑하는 딸을 잃은 후 남겨진 부모의 고통과 우울, 상실이라는 감정을 재건하여 결국 극복과 회복이라는 희망찬 결말을 잔잔하게 풀어낸 영화입니다. 영화의 시작은 릴리가 평온하고 조용한 배경 속에 정원을 가꾸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겉으로 보기엔 평온해 보이는 그녀지만, 사실 그녀는 딸을 잃고 남편과 떨어져 지내며 내색하진 않아도 마음속은 무너져버린 상태입니다. 남편은 치료를 위해 요양원에 머무르고, 릴리는 외로움 속에서도 일상을 이어나갑니다. 보통의 하루를 보내며 정원을 가꾸던 도중 어느 날 찌르레기 한 마리가 그녀의 삶에 등장하게 됩니다. 정원을 가꾸는 릴리를 괴롭히는 이 작은 새는 사실, 그녀의 마음속에 남아있던 분노, 슬픔, 무력감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존재입니다. 그녀는 찌르레기에게 돌을 던지고, 덫을 놓고, 소리를 지르지만, 결국 그 존재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자신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다 자신 때문에 다치게 된 새를 치료해 주고 훗날 완전히 치료되어 다시 활기차게 하늘을 날아가는 새의 모습은, 릴리의 남아있던 마음속 상처들 또한 결국 치유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릴리의 치유 과정을 통해 ‘삶은 계속된다’는 진리를 섬세하게 전하며, 한 사람의 내면이 치유되어 가는 과정을 잔잔하고 조용하면서도 따듯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보통의 행복

보통의 행복이 주는 위대함을 영화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릴리와 남편은 딸을 잃고 서로의 고통을 안고 살아갑니다. 문득문득 릴리가 과거를 회상하며 남편과의 행복했던 시간들, 딸이 있었을 때의 추억들을 떠올리지만, 사실은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나날들이 주는 행복이었습니다. 또, 이렇게 암흑 같은 시간들도 결국은 보통의 하루가 이어지고 이어져 회복의 과정에 이르게 되니, ‘보통의 일상’이 얼마나 위대한 치유의 공간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남편은 요양원에서, 릴리는 일상 속에서 각자만의 아픔을 보통의 일상 속에서 견뎌나갑니다. 정원 가꾸기와 직장에서의 반복되는 근무는 아마도 그녀에겐 아픈 상처를 누르고 견디게 하는 도구가 되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 보통의 하루 속에서 릴리는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깨닫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포기하고자 하던 남편과 절대 포기하지 않는 릴리였습니다. 릴리가 요양원에 남편을 보러 올 때마다 그에게 건네준 스노볼(음식)은 과거 남편이 차에서 릴리에게 음식을 건네며 "호스티스,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서"라며 장난을 치던 추억이 서린 음식이었습니다. 남편의 면회가 끝나고 항상 그 음식을 전해달라고 했던 건, 아마도 사랑하는 당신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아니었을까 싶어 더욱 뭉클했던 장면이었습니다.

치유의 여정

치유의 여정을 잔잔하고 조용한 자연을 배경으로 그린 이번 작품 릴리와 찌르레기는 진짜 치유란 무엇인지, 마음의 상처가 아무는 과정들은 섬세하게 그려내었습니다. 릴리와 잭은 딸을 잃은 후 각자 다른 방식으로 고통을 느낍니다. 남편 잭은 우울증과 죄책감에  요양병원으로 들어가고, 릴리는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결국 마음속은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릴리의 일상 속에서 만난 찌르레기의 출현은 릴리의 마음속 감정들을 표면 위로 이끌어내 주는 기폭제가 되어줍니다. 릴리가 찌르레기를 대하는 자세에서 그녀의 감정변화와 고통을 치유하는 과정들을 보여줍니다. 여러 번 화를 내기도 하고, 외면하기도 했다가, 무너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녀로 인해 다친 찌르레기를 치료하며 결국 치유되어 날아가는 모습은 결국 아픔의 시간들도 언젠가 찌르레기처럼 온전히 치유될 날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영화는 “괜찮아지는 것”이 무엇인지 정답을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대신, 괜찮지 않은 시간을 견디는 보통의 삶이 결국은 치유의 일부임을 보여줍니다. 치유란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감정과 삶을 온전히 현재에서부터 다시 이어 붙이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는 이러한 과정들을 잔잔히 담아내면서도 치유를 낭만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고통과 복잡함을 그대로 껴안으며, 진정한 회복이란 선택과 용기, 그리고 사랑임을 말해줍니다. 이번 영화는 현실적이면서도 담담하게 회복의 과정을 그려냈습니다. 언젠가 한 번씩 아파올 때, 이 영화를 통해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